텍스트 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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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 프레스는 삶과 책의 거리를 좁히는 생활세계 출판사입니다. 통상적이고 일반적인 관계들의 기능을 조금 망가뜨리는 번역-편집-디자인-유통을 수행하고, 모종의 불분명한 독서의 능동성을 일깨우는 것에 초점을 맞춥니다.

제작자와 독자를 포함한 텍스트 프레스의 모든 관계자들은 오랫동안 반복된 일상의 감각으로부터 잠시 멈출 수 있는, 삶의 여백과 움직임을 모호히 체험하는 즐거움을 누릴 것입니다.

책을 만드는 데는 사실 큰 의도가 있지 않고, 스스로 계획한 출판물이라고 감히 할 수 있을 정도로 진지하지도 않습니다. 단지 책의 규칙에 충실히 따릅니다. 하지만, 책과 이미지와 글의 욕망에 휘둘릴 수 있는 경험일 수도 있는, 그렇지만, 꽤 수동적이지만은 않는 관계의 어려움을 감수하는 삶의 기술과 우정의 테크닉을 책을 통해 구현하는 것을 강박적으로 실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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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의 식물 표본


240*320mm, 64쪽
사진 아나이스 통되르, 글 마이클 마더
도요와 호반새 옮김

2026년 4월 26일 발행

체르노빌 40주기, 폭발 이후 40년,
침묵하던 식물들이 방사능의 필치로 말을 걸어오다


1986년 4월 26일의 폭발 이후 40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다. 체르노빌의 '접근 금지 구역'은 인간의 발길이 끊긴 채 식물들만의 거대한 실험실이 되었다. 2026년의 오늘, 우리는 여전히 그날의 잔해 위에서 살아가고 있다. 철학자 마이클 마더와 예술가 아나이스 통되르는 이 40년의 세월을 견뎌낸 식물들의 몸짓을 통해, 재난을 기억하는 가장 정교하고도 아픈 방식을 제안한다.

이 책은 체르노빌의 오염된 토양에서 자라난 식물들을 채집하여 제작한 방사능 포토그램과 그에 대응하는 철학적 단상들을 엮은 사진책, 혹은 철학 에세이다. 아나이스 통되르는 카메라를 사용하는 대신, 방사능을 머금은 식물을 감광지 위에 직접 올려두었다. 식물 내부의 방사선이 종이를 태우듯 스스로의 형상을 새겨 넣은 이 이미지들은, 40년간 이어져 온 보이지 않는 고통의 시각적 증거다.

마이클 마더는 이 파편화된 이미지들 사이에서 ‘폭발한 의식’을 수습하며, 인류세라는 독성 가득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윤리를 묻는다. 40주기를 맞이해 출간되는 이번 판본은 재난이 망각의 영역으로 넘어가는 것을 경계하며, 우리가 발 딛고 있는 대지의 진실을 직시하게 한다.





    마흔 번의 봄을 지켜낸 식물들의 ‘빛나는’ 기록과
    식물 철학의 정수가 만난 현대의 묵시록


    체르노빌 사고 40주기를 맞는 지금, 우리는 그 사건을 역사책 속의 한 페이지로 치부하곤 한다. 하지만 아나이스 통되르의 작업은 재난이 결코 종결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체르노빌의 토양에서 자란 식물들은 4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방사능이라는 '보이지 않는 빛'을 내뿜고 있다. 작가는 이 식물들을 암실에서 감광지에 밀착시켜, 식물의 유령 같은 실루엣이 스스로 나타나게 했다. 이는 인간의 시선이 아닌, 재난의 물질성이 직접 써 내려간 40년의 기록이다.
    추천사
    이 책에서 철학자와 사진가는 체르노빌 방사능이라는 초객체(hyperobject)에 깊이 천착한다. 이들은 빅토리아 시대 식물학자들이 사용했던 식물 표본 개념을 매개로, 글자와 셀룰로오스 섬유가 교차하는 하나의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한다. 종이와 픽셀 사이를 오가는 이 섬세한 장치 속에서, 방사능이라는 거대하고 비가시적인 존재를 어떻게 시각화할 수 있을지를 탐색하는 것이다. 사유의 과정은 생태적 자각이라는 감각의 층위로 이어진다. 그러나 이 자각은 단순한 미적 감수성의 확장만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여전히 진행 중인 과업이기도 하다. (티모시 모턴, 철학자)



    목차

    기차역
    빛의 폭발들
    우리는 달아나려는 바로 그것을 향해 달아난다
    평범함의 비범성
    의미의 과잉
    노출
    침묵의 증언
    에너지 악몽들
    쓰러진 나무들
    아나파에서
    벽 위의 그림자에서 종이 위의 흔적으로
    위험
    식물 표본이란 무엇인가
    방사능의 수많은 사후 생명
    체계가 붕괴하다
    체르노빌, 장소와 단어
    낙진
    귀향의 꿈
    식물은 여전히 길을 가리킬 수 있을까
    사르코파구스, 육체를 삼키는 묘비
    아나파–체르노빌
    접근 금지 구역과 예외 상태
    방사능의 불
    타임캡슐
    심연이 심연을 부른다
    감각을 회복한다는 것... 의미를 되찾는다는 것
    세계의 끝 이후에
    숭고한 아름다움
    헌사
    반감기, 생의 반, 반으로 잘린 삶, 삶의 (또 다른) 절반

    출판사 서평
    * 40년의 망각을 뚫고 나온 식물의 유령들, 우리는 이 독성 세계와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
    * 식물 스스로가 품은 방사능으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한 30점의 포토그램
    * 1986년의 폭발이 2026년의 우리에게 던지는 여전한 경고와 성찰


    폭발한 의식을 수습하는 30개의 철학적 조각, 에코-마테리알리즘
    철학자 마이클 마더는 이 이미지들을 '파편화된 의식의 조각들'이라 부른다. 원자로의 폭발은 단순히 물리적인 파괴에 그치지 않고, 자연을 통제할 수 있다는 인간의 근대적 오만을 산산조각 냈다. 그는 40주기를 맞아 쓴 단상들을 통해, 부서진 조각들을 억지로 이어 붙이기보다 그 파편들을 응시하며 식물적 생존의 지혜를 배울 것을 권한다. 식물이 독성을 흡수하면서도 묵묵히 삶을 이어가듯, 우리 또한 재난 이후의 지구에서 새로운 사유의 방식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2026년, 다시 '체르노빌'을 읽어야 하는 이유
    기후 위기와 에너지 위기가 가속화되는 2026년의 시점에서 『체르노빌의 식물 표본』은 단순한 예술 서적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 책은 '독성(Toxicity)'이 더 이상 예외적인 사건이 아닌, 우리 일상의 배경이 된 시대의 윤리를 다룬다. 40년 전의 폭발음은 멈췄을지 몰라도, 식물의 몸속에 각인된 그날의 기억은 오늘날 우리의 삶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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