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 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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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예술 출판사 에디토리얼 공간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2019년에 시작해 부산에서 책을 만드는 텍스트 프레스는 삶과 책의 거리를 좁히는 활동을 지향합니다. 인쇄물의 형태로, 출판의 행위로 삶과 우정의 방식들을 실험하고, 한 권의 책이 만들어내는 여백과 움직임을 살피며, 자기만의 속도로 머물고 건너갈 수 있는 독서의 자리들을 만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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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으로 비판하기?
(디자인 문예 01)


135*228mm , 96쪽
클라우디아 마레이스 외 4명 씀
정동규, 신한현 옮김

2025년 12월 1일  발행

디자인 텍스트를 디깅하고 수집하는
동시대 디자인 문예지 1호!


국내 디자인 출판 씬이 전반적으로 축소되는 흐름 속, 동시대 디자인 텍스트를 수집하고 배치해 예기치 않은 의미를 창출하고, 디자인의 표현 범위를 넓히고 미래를 만드는 문예지를 지향하는 「디자인 문예」 시리즈의 첫 책은 『디자인으로 비판하기?』라는 제목 아래 세 편의 텍스트를 묶었습니다.





    비평적 디자인, 사변적 디자인?
    대부분의 디자인 제품과 디자인된 사물은 ‘정상적인 사용자’를 상정합니다. 많은 이들에게 유용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들은 사실 정해진 신체, 언어, 환경, 시간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 책상과 의자의 높이, 책의 시선 방향과 같은 모든 디자인은 특정한 삶의 형식을 기초 단위로 삼고 있습니다.

    반대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공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 사물의 디자인 또한 역사 속에서 존재해왔습니다. 이들 디자인은 비평적으로 문제를 드러내고, 때로는 문제를 만들어 냅니다. 사물이 더 이상 고립된 물건이 아니라 의미 생성과 갈등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제품의 사용성을 넘어 그 사용 맥락에서 발생하는 대화와 영향까지 디자인의 대상으로 삼기도 합니다.
    디자인의 비판성을 생각하기
    첫 번째 글 「디자인으로 비판하기?」는 디자인이 어떻게 ‘정상성’을 구축해 왔는지 되짚습니다. 비판을 외부를 향하는 행위가 아니라, 디자인 내부에서 작동하는 사유의 전환으로 이해하며, 디자인이 스스로의 전제를 질문하는 순간을 포착합니다.

    두 번째 글 「비평적 사물이란?」은 말 없는 사물에 주목합니다. 사물이 수행하는 권력과 규범의 구조를 추적하며, 사물 자체가 이미 하나의 비평적 주체임을 드러냅니다. 여기서 비평은 ‘더 나은 해답을 설계하는 기술’이 아니라 교란하는 행위로 재정의됩니다.

    마지막으로 「비평적 디자인과 사변적 디자인의 삶과 죽음」은 비판을 강단의 언어가 아닌 ‘살아내는 태도’로 다룹니다. 디자인 실천이 감정, 취약성, 돌봄의 차원에서 어떻게 지속되거나 소멸하는지를 탐색하며, 비판이 함께 살아가는 디자인 실천 방식이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목차

    들어가면서
    디자인으로 비판하기?
    비평적 사물이란?
    비평적 디자인과 사변적 디자인의 삶과 죽음
    책  속으로
    7p
    비판은 더 나은 해답을 제시하기 위한 판단과 평가 행위라기보다, 세계를 다른 가능성 속으로 열어젖히는 사유의 파열에 가깝습니다. 혹은 비판적 태도란 어쩌면 지금처럼 살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확한 판단이 아니라, 자명한 제도와 감각의 구조에 잠시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능력, 우리가 스스로와 타자들을 통과하여 다르게 존재할 수 있도록 만드는 비판의 용기, 그것을 위해 서로 다른 채 함께 하는 것은 아닐까요?

    14p
    우리는 디자인이 지닐 수 있는 비판적 잠재력을 성급하게 긍정하거나 부정하지 않으며, 그 가능성을 어떤 입장과 조건 속에서 사유할 수 있는지 세밀하게 다시 물어볼 필요가 있다. 특히, 디자인이라는 실천 영역 내부의 조건 속에서, 비판이 어떤 방식으로 구성되고 발화되어야 하는지, 그리고 우리가 무엇을 ‘비판’이라 부르고 어떤 언어로 그것을 설명해왔는지를 재검토하고 확장해야 한다.

    37p
    인간 너머의 세계들 속에서 이루어지는 창의적· 물질적 실천을 포괄하면서도, 그 자체가 해결주의적이거나 가짜–혁신 담론에 흡수되어 스스로를 무력화하지 않을 수 있는 디자인 실천은 어떤 형태를 띠어야 할까?

    45p
    나는 비평적 디자인이 가진 비판성의 핵심이 결국 디자인이라는 학문의 이론적 토대와 방법론적 장치를 비판하는 데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그런데 동시에 비평적 디자인을 정초할 이론을 요구하면, 대부분의 논의는 곧바로 프랑크푸르트학파가 말하는 ‘비판이론’으로 회귀한다. 그러나 과연 그 이론적 틀이 지금 우리가 묻고 있는 문제에 실제적인 답을 제공하고 있는가?

    92p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사변적 디자인은 디자인 교육이 강요하는 규범적 압력에 대한 반작용이자 작은 균열로 시작되었다. 2000년대 초, 사변적 디자인은 엄청난 추진력을 얻었고, 많은 실천가들이 디자인을 자본 효용성의 도구가 아닌 전혀 다른 언어로 말하고 이해하고 전파하려는 방식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마르쿠제의 지적처럼 모든 저항은 결국 체제 속에서 포섭된다. 비평적 디자인은 곧 ‘대안의 상상력’ 자체가 상품으로 전시·출판·학술화되는 체제의 장치가 되었다. 컨퍼런스가 줄을 이었고, 책이 와르르 출간되었으며, 수많은 박사논문이 그 위를 스쳐 지나갔다. 비평적 디자인은 어느새 실재하는 저항이 아니라, 학술 산업이 생산한 또 하나의 괴물적 장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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